내고향 여수

사모님, 개그야의 김미려가 여수 출신이라니...

김세곤 2006. 11. 14. 07:06

 

 

김미려가 여수 출신임을 오늘 처음 알고서

 

식객과 타자로 잘 아려진 만화가 허형만이 전남  여수출신임을 몇 달전에 알고서

 

나의 고향인 여수에 대한 자료 모음을 시작한다.  고향을 어찌 잊으리...

 

 

 

 

사모님 `김미려`의 스타 탄생기 [여성중앙]
고상함과 우아함과는 전혀 거리가 먼, 무늬만 ‘럭셔리’인 사모님이 떴다. 비음 섞인 허스키 보이스로 연신 김 기사에게 “운전해~, 어~서”를 외치며 무식하고 엉뚱한 면모를 드러내는 사모님은 요즘 그야말로 인기 절정. 덕분에 ‘사모님’ 옷을 입은 개그우먼 김미려는 첫 무대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고향은 여수, 아버지는 고급 공무원, 언니는 치과의사…
개그맨 되려 상경 후 반지하방에서 벌레들과 함께 사는 ‘사모님’의 실제 생활


장중한 배경 음악이 깔리고 반짝거리는 원피스에 우아하게 숄을 걸치고 머리엔 왕관까지 얹은 ‘사모님’의 “운전해~”라는 말로 코너는 시작된다. 행색이나 말투도 그렇고 기사까지 딸린 걸 보면 있는 집 사모님이 분명한데 어째 하는 말마다 품위나 교양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63빌딩으로 가자고 한 뒤 옥탑방 좀 알아보라고 하지 않나, 명품관에서 곱창을 사오라는 어처구니없는 주문을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태연하게 그걸로 머리를 묶어달란다. 어이없어하는 김 기사의 표정 위로 자신의 무식함이 드러날 때면 어김없이 “운전해~, 어서”라는 말로 상황을 종료시킨다.



첫 무대 후 인터넷 검색 1위, 공무원 되길 바랐던 아버지가 가장 열렬한 팬
3개월 전, 처음으로 MBC ‘개그야(夜)’ 방송 무대에 섰을 때만 해도 지금의 인기를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는 ‘사모님’의 주인공 개그우먼 김미려(24). 떨리는 가슴 진정시키며 ‘사모님’을 세상에 선뵈던 날, 방청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녹화가 끝나고 커튼콜 순간, 자신의 이름이 불리어지자 객석에선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고 그와 같은 반응에 천하의 ‘사모님’도 감격의 눈물을 쏟고 말았다. ‘사모님’ 코너에 힘입어 KBS ‘개그콘서트’와 SBS ‘웃찾사’에 밀려 맥을 못 추던 ‘개그야(夜)’가 10% 넘는 시청률을 보이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으니 그 위력을 알 만하다. 첫 방송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이었지만 인기를 실감하게 된 건 최근 들어서다.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해보면 그땐 그냥 다녀도 아무도 몰라봤거든요. 근데 요즘엔 ‘쌩얼’에 평소 복장으로 다녀도 주변에서 ‘운전해, 운전해다! 운전해 몰라?’하는 소리가 들려요. 그땐 또 웃음 나오는 걸 참아줘야 하는 센스가 필요하죠(웃음). 광주에 계신 부모님은 아주 스타예요. 엄마는 동네 사우나의 스타죠. 피곤해서 때를 못 밀겠다고 투정을 부려요(웃음).”

본인도 본인이지만 정작 주변 사람들이 더 신기해하는 눈치. 상승만큼 하향도 빠른 곳이 개그계라는 생각에 들뜨지 않고 무덤덤해지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그녀와 달리, “넌 뭘 해도 할 거야”라며 일찌감치 그녀의 끼를 알아봐준 친구들은 막상 유명세를 치르자 부담스럽다며 전화조차 편하게 걸지 않는다고. 무엇보다 밀려드는 섭외와 인터뷰 요청 등으로 절대적인 수면 부족 상태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행복감으로 충만해 있다. 개그 아이디어를 짤 때조차 비몽사몽일 때가 많아 ‘김 기사’ 김철민에게 미안한 것만 빼고.

“본업이 개그다 보니 아이디어 짜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런데 요즘은 다른 스케줄이 많아 시간 투자를 많이 못하고 있죠. 어제 녹화 때도 눈물을 한 바가지 흘렸어요. 잘 해야 하는데 안 되니까 속상하더라고요. 코너는 김 기사랑 같이 하고 있는데 저한테만 관심이 쏠리니까 철민이한테도 미안하죠. 워낙 친해서 제가 장난으로 그래요. 누나가 돈 많이 벌 테니 그냥 장가오라고 말이에요(웃음). 들은 척도 안 해요.”

‘사모님’의 출발은 김미려의 평소 목소리에서 비롯됐다. 아닌 게 아니라 인터뷰 내내 라이브로 ‘사모님’ 코너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어렸을 때부터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미팅이나 소개팅에 나가면 예쁘장한 얼굴 때문에 호감 대상이었다가도 입만 열면 다들 ‘뭐야’ 하는 표정을 짓는다며 깔깔거리며 웃는 그녀다.

전남 여수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교내 록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치며 음악적 소질을 발휘했는가 하면, 타고난 유머 감각은 일상 속에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정작 당사자는 가만 있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가수를 해야 한다느니 개그맨을 해야 한다느니 토론을 벌이며 둘 중에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상황도 벌어지곤 했다.

“가족들 사이에선 그저 끼가 있구나, 하는 정도였어요. 4급 공무원인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분인데다 워낙 고지식하셔서 제가 당신처럼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셨죠. 그런데 제가 재수 시절, 큰물에서 놀겠다고 서울로 올라온 거예요. 지금은 오히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세요. 지난해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우울증까지 걸렸는데 저 때문에 많이 좋아지셨죠. 아버지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하루라도 더 빨리 잘 되고 싶었어요. 치과의사인 언니도 제가 연예인 한다니까 치아를 해주던데요(웃음).”

“가족들 사이에선 그저 끼가 있구나, 하는 정도였어요. 4급 공무원인 아버지는 제가 당신처럼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셨죠. 지금은 오히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세요. 지난해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우울증까지 걸렸는데 저 때문에 많이 좋아지셨죠. 아버지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하루라도 더 빨리 잘 되고 싶었어요”


집은 반지하, 차도 기사도 없이 무늬만 럭셔리한 ‘사모님’의 실체
남들이 인정해주는 끼도 다분했고, 스스로도 뭘 해도 하게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자신감도 있었지만, 개그우먼이 될 기회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어느 날, 대학(한양여자대학 영문과) 친구들과 함께 찾은 홍대 앞 선술집에서 컬투의 김태균을 비롯해 웃찾사 개그맨들을 보게 된 것. 뭔가 그냥 지나치면 안 될 것 같은 끌림을 받은 그녀는 쑥스러운 마음에 술 한잔 마신 후 김태균에게 무작정 들이댔다.

“개그맨으로 어떻게 안 되겠느냐 했더니 술 마셨냐고 묻더라고요. 사실 제가 목소리 때문에 평소에도 술 마셨냐는 소리 좀 듣거든요(웃음). 정말이냐고 딱 세 번 물은 뒤 매니저 전화번호를 주데요. 다음날 공연장 가서 오디션을 봤는데 너무 떨려서 형편없이 치렀고, 그런데도 포기할 수가 없어서 다음날 또 전화했더니 공연장에 와서 할 일을 찾아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그날 생각만 하면 소름이 돋아요. 제가 동대문에서 조인성씨를 보고 명동에서 소지섭씨를 봤을 때도 잘생겼다, 하고 말았는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태균 오빠를 본 순간 모든 게 슬로 상태였거든요. 나중에 태균 오빠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자기도 별 이상한 여자가 다 있구나 싶었는데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데뷔는 개그가 아닌 가수가 먼저였다. 지난 4월, 컬투 멤버들과 함께 ‘하이봐’라는 그룹을 결성, 『콩구레츄레이션』이라는 앨범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것. 그러나 한 달 만에 활동을 접어야 했다. 스스로 “난 가수가 될 그릇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음악에 대한 미련을 주저 없이 버렸다. 오히려 가수 데뷔를 발판 삼아 원했던 개그우먼이 됐고 사랑을 받고 있으니 감사한 일. 하지만 지금 누리고 있는 인기에 비해 실제 생활은 럭셔리한 사모님과 전혀 거리가 멀단다. 동료 개그우먼 이경분과 함께 살고 있는 “지대가 높아 반지하는 아니다”라고 우기는 마포의 반지하 아닌 반지하방도 ‘사모님’과는 어울리지 않는 곳.

“사람들이 인기 실감하느냐고 물으면 돈이 아직 안 들어와서 모르겠다고 말해요(웃음). 9월 20일을 기점으로 돈이 들어올 것 같은데, 입금되면 그동안 신세진 분들한테 빚 먼저 갚아야 해요. 소속사 식구들에게 자그마한 선물도 좀 해줘야죠. 안 그러면 눈치 보일 거예요(웃음). 어머니, 아버지 동네에서 한 턱 쏘시라고 용돈 좀 드려야 하고…. 그럼 남는 게 없겠네요.”

‘사모님’ 생활하려면 이사 먼저 가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기사만 있지 차가 없으니 자동차도 한 대 마련해야 할 테고.
“차가 있으면 뭐해요, 면허증도 없는데. 이사는 더 많이 번 후에 가야죠. 안 그래도 요즘 가을이라고 집 안 바닥에 귀뚜라미들이 뛰어다녀요. 어느 날은 문 열고 들어갔더니 집게벌레, 바퀴벌레까지 뛰어다니는 거예요. 걔들은 다 죽였는데 귀뚜라미는 마음 약해서 못 죽이겠더라고요. 그래서 청소기로 빨아들였어요. 그리곤 밤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거미가 보이데요. 밤거미는 죽이면 안 된다고 해서 또 청소기로 빨아들였죠. 자동차용 소형 청소긴데 흡입력이 아주 좋아요(웃음).”

기회가 되면 연기도 하고 싶고 궁극적으로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지만 당분간은 사모님 캐릭터에 ‘올인’할 생각이다. 서서히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섹시 화보를 찍을 거라며 농을 건네는 그녀. 부유해 뵈는 사모님 캐릭터 때문에 살을 천천히 빼고 있는데 요즘 사모님들은 관리를 받아 다 날씬하다는 사람들 말에 고민이란다.

핸드백 속 필수품이 반짝거리는 왕관일 정도로 이젠 ‘반 사모님’이 됐지만 나중에라도 ‘진짜 사모님’으로 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는 그녀. 현재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목하 열애 중이기도 하지만, 부나 명예보다는 사랑을 택할 거라며 스물네 살 생기발랄한 아가씨다운 대답을 한다.
‘될성부른 떡잎’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김미려. ‘사모님’ 개그를 놓고 풍자니 뭐니 말들이 많지만, 그녀가 개그우먼이 된 건 딱 하나의 이유다. 오직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주고 싶다는 소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