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김세곤의 반(反)부패칼럼] 목민심서톺아보기(9)-제2부 율기6조 제1조 칙궁(7)

김세곤 2025. 2. 6. 04:03

[김세곤의 반(反)부패칼럼] 목민심서톺아보기(9)-제2부 율기6조 제1조 칙궁(7) 

  • 기자명 김세곤/역사칼럼니스트, 청렴연수원 등록 청렴 전문강사
  • 입력 2025.02.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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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 청렴연수원 등록 청렴 전문강사

목민심서 ‘율기(律己) 6조’, 제1조 칙궁(飭躬 자기의 몸가짐을 단속  하는 일)은 이어진다. 

「 많이 말하지도 말고, 갑자기 성내지도 말아야 한다.

   백성의 윗사람이 된 자는 움직이고 정지하며, 말하고 침묵하는 것을 아랫사람들은 모두 엿들어 살피며 추측하여, 방에서 문으로, 문에서 읍으로, 읍에서 사방으로 새어 나가서 한 도(道)에 다 퍼지게 된다. 

 군자는 집에 있을 때도 말을 삼가야 하거늘, 하물며 벼슬살이할 때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비록 시중드는 아이가 어리고 시종드는 종이 어리석다 하여도, 여러 해 관청에 있으면 백번 단련된 쇠붙이와 같아, 눈치 빠르고 영리해져서 엿보고 살피는 데는 귀신과 같다. 

관청 문만 벗어나면 세세한 것도 모두 전하고 누설한다. 내(정약용)가 10여 년 동안 읍내 바닥에서 귀양살이하면서 그 사정을 알게 되었다.

 
 

 『주역(周易)』  「계사상 전(繫辭上傳)」에,

“(공자가 말씀하시길- 필자 추가) 군자가 집안에 있으면서 그 말이 선(善)하면 천리 밖에서도 응하고, 그 말이 선하지 않으면 천리 밖에서도 이를 어기는데, 하물며 가까이 있는 자는 더 말 할 필요가 없다.(말은    자신에게 나와서 널리 백성에게 영향을 주고, 행동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여서 먼곳에 영향을 준다-필자 추가)”고 하였고, 

(남만성 역, 주역, 현암사, 1967, p 291)

 『시경(詩經)』 「대아(大雅) 억(抑 빈틈없음)」에는 “뜻밖의 사고에 대비하고 네 말을 삼가라.” 하였으니, 백성의 윗사람이 된 자는 삼가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정약용은 목민관은 매사에 말조심하고 성내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목민심서』 ‘율기 6조’ 글은 계속된다.

「 정선(鄭瑄)이 말하였다. 

“자신이 백성의 수령이 되면 몸은 화살의 표적이 되는 것이므로 한마디 말이나 한 가지 행동도 삼가지 않을 수 없다.”

수령이 되어 지방에 나간 자들은 항상 말하기를,

“이 고장 인심은 아주 악하다.” 한다. 서쪽 지방으로 나간 자도 이 말을 하고 남쪽 지방으로 나간 자도 이 말을 하며, 동쪽으로 나가거나 북쪽으로 나간 자도 이런 말을 한다. 천리(天理)는 본디 선한 것인데 어찌 팔도(八道) 백성의 마음은 아주 악하고 나만 홀로 선하겠는가? 

맹자(孟子)는, “남을 사랑하여도 친해오지 않으면 자기의 인(仁)을 반성하고, 남을 예(禮)로 대하여도 답이 없으면 자기의 공경심을 반성하라.”

하였는데, 스스로를 반성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 아니겠는가? 

  육상산(陸象山)이,

“서해나 동해나 마음도 같고 이치도 같다.”

하였는데, 이 지방 인심만 어찌 반드시 별다르게 악하겠는가? 하물며 나는 손이요 그들은 주인임에랴. 외로운 한 몸으로 뭇 초나라 사람 속에 뛰어들어 꾸짖기를, “인심이 아주 악하다.”

하니, 이는 스스로 고립되는 길이 아닌가. 

(육상산은 중국 송(宋)나라 효종(孝宗)ㆍ광종(光宗) 때 학자로 이름은 구연(九淵), 호가 상산(象山)이다. 벼슬은 지형문군(知荊門軍)을 지냈다.)

사방 풍속은 혹 각각 다르니 나에게 친숙하지 못하여 마음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을 것이나, 그것 때문에 꾸짖거나, 화를 내는 것도 본 것이 적어서 괴상하게 여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수령이 한 악인을 보고 꾸짖기를, “이 지방 인심은 순박한데 네가 어지럽히니 그 죄 더욱 중하다.”

하면 뭇사람들이 모두 기뻐할 것이요, 수령이 한 악인을 꾸짖기를,

“이 지방 인심이 아주 악하더니 이같은 일이 생겼구나.”

하면, 뭇사람이 노여워할 것이다. 

자기 한마디의 실언으로 뭇사람의 노여움을 불러일으킨다면 또한 어리석은 짓이 아닌가. 하물며 그 이른바 극악하다는 것은 모두 쌀이나 소금 따위에 관한 작은 일과 오이ㆍ배추 따위의 하찮은 물건으로 말미암은 것이요, 백성을 침학(侵虐)하며 법을 범한 자가 노여워하는 대상에 들지 않는다면 또 어떻게 뭇사람의 마음을 복종시킬 수 있겠는가.」 

(참고문헌)

o 박석무 지음, 목민심서 - 다산에게 길을 묻다. 현암사, 2021

o 정약용 지음  다산연구소 편역, 정선 목민심서, 창비, 2005

o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 한국고전 종합 DB, 목민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