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의 유럽 여행 단상(斷想)-독일 프랑크푸르트(1)
김세곤의 유럽 여행 단상(斷想)-독일 프랑크푸르트(1)
-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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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4.23 14:57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3월 30일부터 4월 10일까지 12일간 아내와 함께 독일·프랑스·스위스 여행을 하였습니다. 여행은 3월 30일 오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입국하여 프랑크푸르트·하이델베르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콜마르를 여행하고, 4월 4일에 스위스로 들어가서 로잔·몽퇴르·브베와 인터라켄(융프라우), 베른 그리고 루체른, 취리히 등을 여행하고서 9일 저녁에 취리히 공항에서 출국하여 10일 오후 2시 30분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총선 투표도 하였습니다.)
평생 모은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하여 떠난 자유여행이었는데, 패키지 여행만 다닌 필자로서는 상당히 신경 쓰이고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반면에 유럽 도시 곳곳을 다니면서 여러 가지 것들을 실감했습니다. 예를 들면 도시마다 역 근처에는 거지들이 있고, 거리를 다닐 때는 개똥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유럽인들도 기차나 버스에서 떠들고 전화하고, 새치기 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또한 융프라우 스위스 국기 앞에서는 인도·홍콩·한국·유럽인 가릴 것 없이 3~5분 이상 인증샷 찍고 있었습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이탈리아 기행』을 일기체 형식으로 썼습니다.
“1786년 9월 3일
나는 새벽 3시에 카를스바트를 몰래 빠져나왔다.
9월 6일, 뮌헨
9월 5일 낮 12시 30분에 나는 레겐스부르크를 떠났다.
11월 1일, 로마
정말이지, 드디어 이 세계의 수도에 당도했다! ... 티롤 산맥은 거의 날아서 넘은 것 같았다. 베로나, 비첸차, 파도바, 베네치아는 충분히 잘 보았고, 페라라, 첸토, 볼로냐는 대충 보았으며, 피렌체는 거의 보지 못했다.”(괴테 지음 홍성광 옮김, 이탈리아 기행 1, 웅진씽크빅, 2008)
필자도 12일간의 유럽 여행을 일기체 형식으로 연재합니다.
3.30 토
9시 15분에 인천국제공항 출발한 비행기는 11시간 반을 운행하여 3월 30일 오후 2시 30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습니다.
입국 심사를 어렵지 않게 마치고 짐을 찾아 프랑크푸르트 중앙역까지 전철로 갔습니다. 중앙역에 내려서 미리 예약한 중앙역 근처 호텔을 걸어서 갔습니다. 조금 헤맸지만 길을 두 번 건너서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짐을 풀고, 곧바로 프랑크푸르트 구시가지 구경을 하였습니다. 가족 1일권 전철표를 14유로에 샀기 때문에 전철 이용이 가능했습니다.
전철을 타고 먼저 간 곳은 구시가지에 있는 괴테 하우스(생가)입니다.
괴테 하우스는 두 번째 방문입니다. 1997년 8월 영국 유학 시절에 석사학위 논문(영국과 독일의 근로자파견제도 비교) 자료 수집차 독일에 와서 괴테하우스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5시가 넘어서 괴테 하우스는 내일 다시 차분히 방문하기로 하고 구시가지 구경을 하였습니다. 구시가지에는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습니다. 특히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도 부르고 왁자지껄 하였습니다. 또한 한 여자가 개를 데리고 구걸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슈퍼마켓도 가서 빵과 과일, 소세지, 요구르트 등을 샀습니다. 내일은 일요일이라서 슈퍼마켓이 쉬기 때문에 내일 먹을 것까지 샀습니다.
18시 40분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전철을 탔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전철 안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런데 좌석 한 칸 밑에 맥주병이 여러 병 널려 있고 맥주가 흘러 있어 아무도 그 자리에 앉지 않았습니다.
한 정거장을 가니 두 어린아이와 함께 중년 여자가 전철을 탔는데, 이들은 맥주가 흘려진 좌석에 앉았습니다.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잠을 청하니 바깥이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전차 가는 소리가 자주 나고 간혹 앰블런스 소리도 들리고. 그렇지 않아도 시차 적응이 안 된 지라,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유럽에서의 첫 날 밤을 지냈습니다.
3월 31일 일요일 오전
7시 10분에 아침 식사를 하러 호텔 1층으로 갔습니다. 독일 식사는 빵, 달걀, 소세지와 햄, 과일과 커피 등 나름 푸짐했습니다. 7시 40분경에 일찍 구경할 생각으로 짐을 쌌습니다. 8시에 호텔 방 창문을 통해 중앙역 앞을 바라보니 바로 옆 빌딩 아래에서 노숙자 3~4명이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이불도 보였습니다. 이 장면을 아내에게 보라고 했더니 아내는 놀라면서 “독일에도 노숙자가 있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