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손과 무오사화

무오사화와 김일손 49회- 중종, 유자광을 광양에 유배 보내다.

김세곤 2023. 8. 4. 07:51

무오사화와 김일손 49

- 중종, 유자광을 광양에 유배 보내다.

 

 

김세곤 (칼럼니스트, ‘대한제국 망국사저자)

 

1507423일에 영의정 유순 · 좌의정 박원종· 우의정 유순정이

육조 당상을 거느리고 와서 아뢰었다.

 

삼정승 : 일전에 신 등에게 유자광의 일을 하문하시므로 신 등이 의논하여 아뢰기를, ‘파직이 마땅하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근일에 논하는 이가 모두 들 그 죄가 맞지 않는다.’ 하면서 중형에 처하기를 청하였는데, 전하께서는 공이 있다 하여 받아들이지 않으시니, 조정이 흉흉합니다. 청컨대 공론(公論)에 따르소서

 

중종 : 대간의 논계로 인하여 이미 조정에 의논하고 파직하였다. 더구나 유자광은 당대의 공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익대(翊戴)의 공이 있었으니 갑자기 죄를 더할 수 없다.

 

삼정승 : 전하께서 유자광을 공훈 있는 신하로 대우하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대간뿐만 아니라 온 나라의 공론이 이러하니 죄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 등은 한때 유자광과 같이 벼슬하던 처지인데 감히 여기 와서 아뢰는 것은 공론을 따르려는 것입니다. 유자광은 오늘의 과실만이 아닙니다. 전에도 죄진 일이 많았기 때문에 사림이 통분하여 기회를 기다린 지 오래였습니다. 죄를 더하심이 마땅합니다.

 

중종 : 대신에게는 파직이 가벼운 벌이 아니다. 나는 차마 죄를 더하지 못하겠다.

 

삼정승 : 성상께서 머물러 두고 어렵게 여기심을 신 등이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국론(國論)이 모두 중형(重刑)에 처하여야 한다는데도 죄주지 않는다면 말한 자가 도리어 위구심(危懼心)을 품을 것이요,

대간이 사직하였으니 속히 결단하소서.

 

이조 판서 성희안 : 유자광은 조정뿐만 아니라 유생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불쾌하게 여기니, 지금 죄주지 않으면 나라에 불미한 일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듣건대 무사들은 논계(論啓)하려 한다고 합니다. 유자광의 죄를 그 누구들 알지 못하겠습니까? 공론에 따르시기 바랍니다.

 

중종 : 여러 조정의 훈신(勳臣)에게 내가 차마 죄를 더할 수 없다. 그러나 온 나라가 논계하기 때문에 부득이 들어주겠는데, 무슨 죄를 가해야 되겠는가? 의논해서 아뢰라.

 

이어서 중종은 홍문관에 전교하였다.

 

"훈신에게 죄를 가하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온 나라가 논계하기 때문에 들어주는 것이니, 사직하지 말라."

(중종실록 15074232번째 기사)

 

이어서 유순 등이 의계(議啓)하였다.

 

"대간이 유자광이 함부로 1등 공신에 참여하였다 하는데, 신 등의 생각 역시 처음에는 참록(參錄)되지 못하였다가 1등에 기록된 것이 온당치 못하게 여겨지니 강등하여 2등으로 하고, 먼 지방에 부처(付處)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또 유승건과 손동은 훈적(勳籍)에서 삭제하고, 아들 유방(柳房)과 유진(柳軫)도 범행이 있으니 역시 먼 지방에 귀양보내는 것이 마땅하겠습니다."

 

이에 중종이 전교하였다.

 

" 2등에 녹훈(錄勳)하는 것은 마땅하나, 먼 지방에 부처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유방·유진을 먼 지방에 부처하는 것도 너무 과하니 그들이 자원하는 곳에 부처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유승건·손동 등의 훈적을 삭제하는 일 역시 애매하니, 다시 의논해서 아뢰라."

 

유순 등이 다시 아뢰었다.

 

"유자광의 죄를 전하께서 훈구라 하여 어렵게 여기심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공론이 용납하지 않는 바이니 먼 지방에 귀양보내심이 옳습니다. 유승건과 손동은 건의공신(建議功臣) 자제의 예와는 다르니 고치심이 마땅하며, 유방과 유진을 먼 곳에 부처(付處)하는 것 역시 타당합니다."

 

마침내 중종은 윤허하였다.

 

"여러 대 조정의 원훈(元勳)을 죄주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국론이

이러하므로 허락한다."

(중종실록 15074233번째 기사)

 

423일에 의금부가 유자광은 전라도 광양(光陽), 유진은 경상도 양산에, 유방은 산음(山陰)에 유배하기를 계청(啓請)하니, 중종은 그대로 따랐다. (중종실록 15074238번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