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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의 반(反)부패 칼럼]선관위 공무원들의 ‘아빠찬스’ 채용비리 (1)

김세곤 2023. 6. 6. 06:58

[김세곤의 반(反)부패 칼럼]선관위 공무원들의 ‘아빠찬스’ 채용비리 (1)

  • 기자명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청렴연수원등록 청렴강사 
  •  입력 2023.06.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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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청렴연수원등록 청렴강사

#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에서 ‘아빠 찬스’ 채용비리가 터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빠 찬스’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엄마 찬스’가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렸는데도 불구하고, 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과 사무차장(차관급) 등은 코웃음 치며 ‘아빠 찬스’를 이용하여 선관위 경력직 채용 비리에 앞장섰다.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어떤 기관보다 공정해야 할 선관위에서 '아빠 찬스' 채용 등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 그러면 선관위 ‘아빠 찬스 채용 비리’ 일지부터 정리하여 보자. 사실관계를 알아야 대책도 나온다. 

5월 10일에 중앙일보는 “중앙선관위 사무처의 1인자인 사무총장과 2인자인 사무차장의 자녀가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선관위에 채용돼 국가공무원이 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법과 절차에 따른 공정한 채용으로 아버지들의 영향력 행사는 전혀 없었다"고 강력 부인했다. 

그런데 5월 14일에 선관위는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의 자녀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하여 별도의 특별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5월 16일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선 선관위 고위 간부의  자녀 특혜 채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의 자녀가 각각 2022년과 2018년에 선관위 경력직 공무원에 채용된 게 특혜라는 지적인데, 박찬진 사무총장은 당당하게 ‘아빠 찬스를 줬다고 하면 제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죠“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5월 24일에는 선관위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의혹이 커지자 선관위는 5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자녀의 선관위 재직 여부에 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선관위 경력 채용은 2018년 26명에서 작년 75명으로 4년 새 3배 가까이 불어났다. 반면 공개 채용은 같은 기간 110명에서 77명으로 줄었다. 

5월 25일에 선관위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이 돌연 ‘자녀 특혜채용 의혹’ 으로 동반 사퇴했다. 선관위는 “최근 드러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채용 특혜 의혹으로 국민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그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은 그동안 제기돼 온 국민적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도의적 책임’으로 사퇴한다.”고 밝혔다. 

5월 31일에는 특혜 채용을 줄곧 부인해오던 선관위가 사무총장, 사무 차장을 포함해 제주 상임위원, 경남 총무과장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2주간의 감찰 과정에서 “4명 모두 자녀 경력 채용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주었을 가능성이 배제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무총장은 광주 남구청 9급 공무원이던 딸이 22년 1월 전남선관위가 실시한 경력직 공모에 지원해 9급으로 채용되던 과정에 “당시 사무차장이던 박 총장이 채용 승인 결재를 회피하지 아니하고 결재하였던 점” 등이 문제가 있었고, 사무차장은 딸이 2018년 충북 단양 선관위 경력직 공모에 채용된 과정에서 “사무차장이 직접 인사 담당관에 전화해 자녀를 소개ㆍ추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아울러 선관위는 수사 의뢰한 고위직 4명 외에 4·5급 직원 6명도 추가로 적발됐다고 밝혔다.   
 
5월 31일에 노태악(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중앙일보 5월 10일 자)이 불거진 지 20일 만에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전·현직 직원 친족 관계 전반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직계존비속에 한정돼 진행됐던 경력 채용 조사 범위를 4촌 이하 친인척으로 넓히고, 기존에 조사한 5급 이상 직원뿐 아니라 
6급 이하 전 직원에 대하여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관위의 ‘아빠 찬스’ 의혹은 매일 일파만파이다. 6월 1일에 중앙일보는 “아빠 찬스에 이어 형아 찬스를 이용하여 초고속승진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내일은 또 무슨 유형의 채용 비리가 터질 것인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정·중립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할 선관위가 총체적 부패로 휘청거리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