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대학

청춘이여 꿈과 끼를 빨리 찾아라 김세곤 강원도민일보 도민시론 칼럼

김세곤 2013. 4. 8. 02:07

청춘이여 꿈과 끼를 빨리 찾아라

김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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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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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곤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학장

청춘이 흔들리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하여 방황하는 청년들이 수두룩하다. 우리 대학 1년제 기능사과정에도 대학을 중퇴하거나 졸업한 학생이 전체의 56%에 이른다.

학생들이 폴리텍대학을 선호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학비가 무료이고 기숙사와 식사가 제공되며 월 20만원의 장학금도 받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생계를 의지하기가 미안한데 폴리텍대학에 입학하면 먹고 사는 것은 해결되니 얼마나 좋은가. 둘째 현장 실무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여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 캐치프레이즈는 ‘평생기술로 평생 직업을’이다. 이에 걸맞게 취업률이 77%에 이르니 이것 또한 매력적이다.

입학생들은 다양하다. A학생은 지방대학교를 졸업하고 중장비 운전, 트럭 운전, 기계설비 일을 하다가 다시 기술을 배우고자 31살 늦은 나이에 입학하였다. B학생은 고등학교 때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자동차정비 분야 입상경력이 있었다. 그는 전공을 바꾸어 전문대학 호텔조리학과에 다니다가 제대 후 우리 학교 자동차과에 들어왔다. C여학생은 서울의 4년제 대학 일본어과를 졸업한 후에 일본어와 관광을 융합하여 호텔리어가 되겠다고 입학한 경우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꿈을 가지고 열심히 기술을 배운다. 1년 동안에 자격증을 1∼2개 이상 취득하고 2∼3개월간의 현장 실습 후에 취업을 한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견실한 중소기업에 근무한다.

A 학생은 공조냉동기사, 가스기사, 보일러 산업기사 등 8개의 자격증을 1년 동안에 취득한 후 시설관리업체에 취업하였다. 그는 다음해에 조그만 제약회사로 자리를 옮긴 뒤, 다시 일 년 후에 유명 제약회사인 종근당에 취업하여 연봉 6천만 원을 받고 있다. 결혼도 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B학생은 재학 중에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굴지의 외제차 정비업체에 취업하였다. C여학생도 강원도의 유명 콘도회사에 취업하여 우수사원 표창도 받았고 중견 호텔리어를 꿈꾸고 있다.

그런데 막상 우리 학교에 들어와서 중도 탈락하는 학생이 꽤 많다. 전체의 15% 정도에 이른다. 그만 둔 사유는 장기 결석, 학과가 적성에 안 맞음, 건강 문제, 회사에 취업, 개인 사업 등 다양하다.

더구나 1년 과정을 마치고도 취업을 하지 않고 또 다른 길을 가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대학원 진학, 전공을 바꾸어 대학 편입, 공무원·경찰 시험 준비, 부모의 사업 돕기 등등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해보아야 할 점이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폴리텍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기술을 배워 취업하지 않고 또 다시 다른 길을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왜 그들은 보헤미안처럼 방랑자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대기업, 공공기관, 정부기관 등 소위 좋은 일자리만 찾기 때문이다. A학생처럼 처음에는 중소기업에 들어간 후 차츰 경력을 쌓아 좋은 곳에 취업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서이다.

한편으로는 “나의 꿈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가 잘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진실로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다. 고등학교 때까지 대학 가기 위하여 입시에만 매달려온 우리나라 학생들이 언제 자신의 미래에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였겠는가.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오로지 명문 대학 가는 것에만 급급하고 학생의 적성과 흥미는 고려하지 않고 성적순으로 학과를 선택하였으니, 그런 교육풍토에서 학생들이 어찌 자기 주도적으로 꿈과 끼를 찾을 수 있었겠는가. 이런 경쟁 위주 입시 교육의 부작용으로 청춘들은 아픔과 좌절을 맞고 있다.

아직도 많은 청춘들이 방황하고 있다. 자신의 꿈과 끼를 찾지 못해 대학 졸업 후에도 몇 년간 흔들리고 있다. 청춘이여, 꿈과 끼를 빨리 찾아라.

<주요 약력> △전남대 법학과 △행정고시 합격

△고용노동부 법무행정팀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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