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효가 사람인것의 근본, 장성 관수정 주인 송흠의 가훈
관수정 정자 앞에는 비가 하나 있다. 관수정 정문에서 바라보면 왼편에 있는 자그마한 비이다. 이 비는 앞면은 한자가 뒷면은 한글로 되어 있다. 비 앞면은 가훈이라고 적혀 있다.
이 비 뒷면에 있는 한글로 된 가훈을 한 번 읽어 보자.
지지당 가훈 ( 87세에 지음)
주자의 시에 이르기를, “모든 일은 충과 효 밖에는 바랄 것이 없다.” 고 하였으니 대저 사람이 사람됨은 다만 충과 효에 있을 따름이다.
무릇 기거동작과 언행에 있어서는 모든 일이 천만가지로 다 다르나, 하나로 합쳐짐은 충효 忠孝 두 글자에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널리 배우고 신중히 생각하고 절약하고 검소하게 하며 욕심이 적은 것이 바로 충성하고 효도하는 사람이다. 사악함을 막고 그 정성스런 마음을 간직하여 자신을 세워 남을 구제하는 것도 충성하고 효도하는 사람이다. 돈후화목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여 독실하게 믿어 세상을 다스림에 있어서도 어느 것이나 충성과 효도 가운데서 나오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이니 충성과 효도를 한 뒤에야 나는 반드시 사람이라고 말하겠다. 아! 사람이고서 효도하지 않는 다면 사람이겠는가.
또! 사람이고서 충성하지 않는다면 사람이겠는가. 그러기에 효도하고 효도하지 않음과 충성하고 충성하지 않음은 곧 그 사람의 사람답고 사람답지 못한 것이 어떤 가를 돌아볼 뿐이다. 생각하노니 나의 자손들은 삼가고 경계할 진져.
가정23년 을사 (명종 원년 1545년) 정월 기망(열엿새 날)에 노옹은 병풍에 쓰노라. 16대손 송영화 근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