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유형의 리더인가?
당신은 어떤 유형의 리더인가?
김세곤(전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광주로 발령이 나게 되자 고향 후배 공무원 몇 사람과 송별회를 하였다. 술을 몇 잔 마시고 사무실 이야기를 하면서 상사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 후배가 똑게, 멍부, 똑부, 멍게라고 말하는 데 나는 도대체 그 말이 무슨 말인지를 잘 몰랐다. 내가 똑게, 멍게가 무엇이냐고 묻자 후배는 리더십의 스타일을 똑똑함 vs 멍청함, 부지런함 vs 게으름의 2개의 축으로 하여 네 가지 매트릭스를 만들면 똑똑하고 부지런한 상사가 ‘똑부’, 똑똑하고 게으른 상사가 ‘똑게’, 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가 ‘멍부’, 멍청하고 게으른 상사가 ‘멍게’란다.
그래서 한 가지 더 물었다. 부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최고의 상사는 누구이고 최악은 누구인지를. 그 후배는 가장 최고의 상사는 ‘똑게’, 가장 최악은 ‘멍부’라고 한다. 왜 ‘똑게’가 최고의 상사인가? 일을 스마트하게 하면서 부하에게 일을 많이 안 시키니까, 꼭 할 일만 시키니까 부하입장에서는 매우 편하다는 것이다. 왜 멍부는 최악인가? 쓸데없는 일만 많이 시키고, 별로 도움도 안 되는 일만 열심히 하니 부하들은 피곤증만 쌓이고 일에 짜증이 난다는 것이다.
그 대답이 그럴 듯하다고 여기면서 나는 국민 입장에서도 최고의 공무원은 ‘똑게’일 것이고 최악은 ‘멍부’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국민들은 정부가 쓸데없이 많이 간섭하면 싫어하니까.
한편 <노자>책 제17장을 보면 최상의 지도자는 누구인가가 나온다. <노자> 또는 <도덕경>이라고 하는 책은 지금부터 2,500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진 5천자의 짧은 글인데, 이 글은 민중들의 저항문서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면 제17장을 읽어보자. “최상의 지도자란 아랫사람들이 그가 있다는 사실만 아는 것이고, 그 다음은 아랫사람들이 그를 친근해 하고 존경하는 것이며, 그 다음에는 그를 두려워하며, 최악은 아랫사람들이 그를 업신여기는 것이다.” ( 太上下知有之 其次, 親而譽之 其次, 畏之 其次, 侮之)
노자가 본 최상의 지도자 스타일은 무치 無治이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도 세상이 다 잘 돌아가도록 무위자연으로 일 하는 지도자가 최상이다. 노자도 ‘똑부’ ‘똑게’의 네 유형 중에서 ‘똑게’를 최상의 지도자로 보고 있다.
이러한 노자의 지도자 유형의 평가는 마치 아랫사람의 입장에서 리더를 평가하는 듯 하다. 소위 내부 고객 만족도 조사라도 하여 리더를 유형화 한 듯한 느낌이다.
리더 여러분 , 이제 스스로 평가를 하여 보자. 당신은 어떤 유형의 리더인가? ‘똑게’인가, ‘멍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