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poet 한 편

눈 내리는 날 - 고은

김세곤 2008. 1. 26. 14:19

 

 눈 내리는 날

 

눈 내린다.

마을에서 개가 되고 싶다.

마을 보리밭에서 개가 되고 싶다.

아니

깊은 산 중

아무것도 모르고

잠든 곰이 되고 싶다.

눈 내린다.

눈 내린다.

 

******************

 

눈이 오면 제일 좋아하는 것이 누구일까.

개이다. 개가 살랑 거리면서 돌아 다닌다.

 

그런데  고은 선생은 개 보다 곰이 되고 싶다 한다.

세상 물정을 모르고  선의 경지에 이르려는 미련한 곰 말이다.

 

2008.1.26

 

 

서울 수유리 통일 교육원에서 고은 선생과 함께... 200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