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문학기행 서평 - 목포투데이
역사와 시로 떠나는 가사문화 안내서 2008.1.2자 목포투데이 서평
김세곤 전 목포노동지청장 ‘송강문학 기행’ 출간
‘남도문화의 향기에 취하여’(뉴스투데이 출판)를 저술했던 김세곤 전 목포노동지청장이
‘송강문학 기행’이라는 남도기행 안내서를 새로 출간했다.
환벽당, 식영정, 소쇄원, 송강정, 면앙정 등 담양 지역 정자 정원 문화를 중심으로
송강 정철의 문학을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여러 한시 등으로 살펴본 것이 특징이다.
책의 표제는 ‘송강문학 기행’이지만 실제로는 송강 정철을 중심으로 김윤제, 김성원, 고경명,
임억령, 양산보, 김인후, 이이, 송순, 기대승, 임제 등 1500년대 기라성 같은 인물들의 시를
음미하며 조선 선비들의 풍류를 더듬어 본 것이다.
1500년대는 당쟁으로 하루아침에 정권이 바뀌는 정치적 상황이 속출하는 풍운의 시기였다.
좌의정 까지 벼슬에 올랐던 송강도 네 번이나 창평으로 낙향을 반복해야 했다.
가사 문학의 본향으로 꼽히는 담양을 지리적 근거지로 얼굴을 맞대었던 이들은 문학으로 자신들의
한을 달래고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곤 했다. 당쟁으로 얼룩졌던 중앙정치는 때로는 증오하고 거부하는
대상이면서도 임금의 성은을 가슴에 담아둬야 하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연을 벗 삼아 거문고를 타며 술을 마시는
유유자적한 모습에서 위안을 찾곤 했었다.
저자는 이러한 정치적 문학사적 배경을 언급하면서도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더 소중히 여기는
시각을 내보인다. 500여 년 전의 당시 정치적 상황에서 현재의 혼란스러운 국내외 정세를
떠올린 흔적을 군데군데 남겨 놓았다.
과거 저자가 펴냈던 시 해설서 ‘꽃 그리움’을 읽어본 사람들은 이번 책에서는
한시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저자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정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