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 문학기행 책을 내면서
송강 문학기행 책을 내면서
정과 한의 역사기행 ‘남도문화의 향기에 취하여’ 책을 낸지가 1년 반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후기에 썼듯이 다시 남도 기행을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말의 조형성을 가장 아름답고 감칠맛 나게 표현한 시인 송강 정철을 만나러 가사문학의 본향인 담양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이번 기행은 상당히 긴 여정이었습니다.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과 한시등 송강 문학을 찬찬히 느끼도록 여러 날 동안 환벽당, 식영정, 소쇄원, 송강정, 면앙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 11월부터 2007년 9월까지 35회에 걸쳐 담양군청 홈페이지에 ‘송강 문학기행 - 송강은 아직도 흐르는데’를 연재 하였습니다.
이 연재는 비록 송강이 중심이기는 하나 , 송강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 즉 그의 스승과 친구와의 이야기도 상당히 정겨웠습니다. 환벽당에서는 송강을 처음 가르친 스승 김윤제를, 식영정에서는 친구인 김성원, 고경명과 그리고 스승 임억령을 만났고, 소쇄원에서는 귀거래한 스승 김인후를 , 송강정에서는 평생친구 이이와 성혼을, 면앙정에서는 스승인 송순과 기대승 그리고 친구 임제를 만났습니다.
또한 조선의 문학이 꽃 피운 목릉성세 선조시절로 돌아가 당시 최고수 문인들의 시들을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담양의 수려한 경치를 읊은 식영정 20영, 소쇄원 48영, 면앙정 30영도 있고, 친구를 못 잊어 하는 정다운 시와 먼저 가신 선비를 그리워하는 만시도 있었습니다.
한편 이번 기행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송강정 등 각 정자 마다 붙어 있는 한시들의 해석이었습니다. 한문에 별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그 내용을 단숨에 알기가 어렵고 해설 책자도 별로 없어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국역 자료를 찾고 굴원, 도연명등 중국 문장가를 통하여 한시의 내역을 알고 나니 조선 선비들의 풍류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특히 행운인 것은 연재 도중에 평양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나라 국립중앙도서관격인 인민대학습당에서 송강유고가 율곡전서, 퇴계집과 함께 보관되어 있는 것을 본 것입니다. 그리고 송강은 국문시가의 개척자로 잘 알려져 있어 송강에 대한 문학적 평가가 북한에서도 대단함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 책이 송강문학 답사 안내 책자로서, 담양누정문학의 길라잡이로서, 남도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책으로서 일조가 되길 기대합니다.
2007.11
2007.11월 수원에서
김세곤
책은 12월 말에 나옵니다. 교보문고등에서 시판 예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