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 세계를 보는 눈
세계화 -기 소르망 강의
김세곤
2007. 6. 23. 17:36
입력 : 2007.06.22 13:30
- “세계화를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총합으로 볼 때 세계화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산사회복지재단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 전 파리대학 교수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환영사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축사에 이은 기조강연에서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르망은 기조강연 뒤 가진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예로 들며 “미국과 한국의 기업 중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국가와 국가를 보면 한국과 미국이 모두 승리자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소비자들은 대부분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화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프리카만 빼고 어떤 국가도 과거보다 가난해지지 않았다”며 “세계화로 인한 국내의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은 각자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소르망은 북한의 개방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묻는 질문에 “먼저 북한의 정책 당국자를 알아야 한다”며 “그들은 북한 내에서의 지위 유지에만 초점을 맞출 뿐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중국을 꼽고 “중국은 현재 남북한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통일을 지지하게 될 때 한반도의 통일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개방 가능성과 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국이 서구 ’따라하기’와 값싼 노동력을 결합해 성장을 이끌었지만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은 더 싼 가격에 제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소비자들은 중국의 값싼 제품에 흥미를 잃게 될 겁니다. 권위주의 정권과 개방경제가 결합된 중국의 체제로는 ’이미테이션’에서 ’이노베이션’으로 옮겨가기 위한 동력을 마련할 수 없습니다”
그는 “한국은 민주화를 통해 ’이노베이션’으로 옮겨가는 동력을 마련했다”며 “중국이 경제적ㆍ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10년 내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ㆍ중ㆍ일은 상호보완적 경제관계를 맺고 있어 FTA나 단일통화 사용 등의 경제통합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중국의 불확실성과 불투명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르망은 20여년 전부터 매년 1차례 이상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20년 전과 비교할 때 한국의 가장 큰 변화는 여성”이라며 “과거에는 여성들이 화장도 하지 않고 옷차림도 촌스러웠지만 지금 한국 여성들은 굉장히 세련되고 우아해졌다”고 말했다.
“이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이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를 보여주는 이정표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남자들은 점점 힘들어지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