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한승원 소설가.시인
딸 한강이 노래 부르고 책을 낸다.
김세곤
2007. 2. 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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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시인,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이 ‘글’ 대신 ‘노래’로 우리를 찾아왔다. 작가들이 직접 가사를 쓰고 곡을 부치고 연주한 음반들은 판에 박힌 음악이 난무하는 요즘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중이다.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씨는 최근 책과 음반을 함께 묶은 ‘가만 가만 부르는 노래’(비채)를 펴냈다. 한 씨는 책에서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피아노 학원에 다니지 못하고 ‘종이 피아노’를 치던 기억을 비롯해 ‘내 사랑 내곁에’ ‘황성옛터’ ‘담배가게 아가씨’ 등 추억이 아로새겨진 노래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어느 순간부터 가슴 속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가사에 곡을 부치고 직접 노래까지 부른 한 씨는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12월 이야기’ ‘자장가’ 등 모두 10곡을 음반에 담았다. 한 씨의 목소리는 그녀의 글처럼 꾸밈 없고 나지막하지만, 지친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강진 남녘교회 목사를 접고 담양 추월산 자락에 둥지를 튼 시인이자 수필가 임의진씨는 노래 모음집 ‘집시의 혀’(파스텔 뮤직)를 냈다. 임 씨는 ‘거리의 악사’ ‘여행자의 로망’ 등 모두 11곡이 담긴 이번 앨범에서 작사·작곡·노래는 물론 기타, 멜로디언, 페루 집시 피리, 스리랑카 벨 등 다양한 악기를 직접 연주했다. 이미 ‘하얀새’라는 음반을 낸 적이 있는 임씨의 목소리는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느낌이 나며 묘한 울림을 준다. 최근 서양화가 한희원씨의 그림을 담은 수필집 ‘참꽃 피는 마을’(이레) 개정판을 펴낸 임 씨는 ‘여행자의 노래 1, 2, 3’ ‘보헤미안’ ‘기차여행’ 등 선곡음반을 통해 이미 많은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임 씨는 담양에서 농사 지으며 홈페이지(www.sunmoodang.com)를 통해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시인 위승희씨는 2집 앨범 ‘러브’(한국문연)를 발표했다. 월간 ‘현대시’ 지령 200호 기념특별 음반인 이 앨범에는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노래’, 김남조의 ‘너를 위해’ 등 모두 13편의 시노래가 실려 있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인 위씨는 지난 1999년 시인 김정란과 1집 음반 ‘사이렌 프시케’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강씨의 책에 발문을 쓴 성기완씨는 시인이자 인디 밴드의 멤버다. 지난 1994년 등단 후 ‘쇼핑갔다 오십니까’ 등의 시집을 발표한 성 씨는 ‘3호선 버터플라이’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다. EBS FM에서 ‘세계음악기행’을 진행 중인 성 씨의 곡들은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에 삽입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