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문화와 세계화

남도 관광을 주도하는 분들은 이글을 한번...

김세곤 2006. 11. 23. 07:07

 

 

  [조선데스크] 중국과 일본에 뒤진 관광산업


▲ 최홍섭 산업부 차장대우
4년 전만 해도 “외국인은 한국과 일본 중에 어디를 더 많이 방문할까?”라고 주위에 물으면 대략 일본이 한국보다 2배 많다, 아니다 5배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공통점은 일본 쪽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답은 틀렸다. 당시만 해도 연간 방한(訪韓) 외국인(534만여명)이 방일(訪日) 외국인(523만여명)보다 더 많았다. 역시 일본의 폐쇄성과 살인적인 고(高)물가 때문인가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역전(逆轉)됐다. 방일 외국인이 방한 외국인보다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일본은 2003년부터 ‘비지트 재팬(Visit Japan)’ 캠페인을 벌이며 대대적인 추격전을 폈다.

지난달 5년 만에 도쿄를 방문하여 지하철을 탔다. 곳곳에 중국어와 한글 안내문이 병기(倂記)되어 있었다. 가령 긴자역에는 ‘銀座四丁目交差点改札’이란 안내문 옆에 ‘긴자욘초메 교차점 개찰’이란 한글이 적혀 있었다. 주요 관광명소에도 그랬다. 콧대 높던 일본의 마인드가 달라졌다는 느낌이었다. 최근엔 요미우리 구단이 서울에 기념품 매장을 열고 이승엽을 통해 한국인 관광객을 1명이라도 더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도 지난 9일부터 ‘연내 방일 한국인 200만명을 달성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최근의 무(無)비자 정책에다 엔저(低)까지 겹쳐 목표달성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한·중·일(韓中日) 3국이 벌이는 외국인 방문객 유치전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3국은 서로가 최대 시장이다.

하지만 올 들어 9월 말까지 방일 한국인은 157만여명으로 작년보다 크게 늘었으나, 방한 일본인은 172만여명으로 오히려 3.5%가 줄었다. 한류(韓流)의 약발은 떨어지고 있다.

특히 거대시장인 중국에 대해 한국은 속수무책이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전망치를 보니 올해 방한 중국인은 77만여명으로 8.8% 증가에 머물지만, 방일 중국인은 76만여명으로 17.3%나 증가한다. 곧 방한 중국인보다 방일 중국인이 더 많아진다는 얘기다.

중국은 현재 671개의 A급 관광경치구와 1만2024개의 5성(星) 이상 호텔로 무장했다. 올해 관광 총수입은 978억달러로 예상된다. 동방항공은 20만원에 칭다오, 30만원에 베이징을 왕복하는 파격 요금으로 한국인을 유혹하고 있다. 산둥성은 내년 한국인만 100만명을 유치한다는 플랜을 세워놓고 있다.

반대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의미가 통하지 않는 한자 표지판에 불만이다. 화장실을 ‘洗手間’, 승강기는 ‘電梯’로 표기해주는 서비스를 바라지만 잘 안 된다. 관광 안내소에도 중국어 서비스는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

“2010년 중국의 해외여행자가 2억명이 되는데, 그중 5%만 유치해도 우리 경제는 대박”이라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지적처럼 조금만 노력하면 거대 인구를 유치할 수 있는데 아쉽다.

하긴 우리에게 ‘동북아 허브’란 말은 사어(死語)가 된 지 오래다. 외국인 유치보다는 해외여행 떠나는 한국인을 국내로 유치(?)하는 게 더 시급해 보인다. 지난해 3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올 동안 5명의 내국인이 해외로 나갔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열심히 팔아 벌어들인 돈 100원 중 50원 이상을 해외에서 소비했다.

스위스 컨설팅업체 맥스메이커스 타릭 후세인 대표는 “한국의 관광자원은 일류지만, 개발능력은 이류, 공무원은 삼류”라고 꼬집었다. 결국 두바이 정도의 역발상(逆發想)은 아니라 해도, 파격적인 관광 전략과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홍섭 · 산업부 차장대우 hschoi@chosun.com